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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한반도 최대 강진 - 바닥 드러낸 재난 시스템] “6.0 강진 올 수 있다”…한반도는 무방비

[한반도 최대 강진 - 바닥 드러낸 재난 시스템] “6.0 강진 올 수 있다”…한반도는 무방비
경향신문 |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 입력: 2016.09.13 21:19:01 수정 : 2016.09.13 21: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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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화 기상청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지진대책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이번 지진은 이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크지만 규모 5.8에서 6.0 이상, 심지어 6.0 초반을 넘어가는 것까지 언제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도 6.5 이상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인 규모 5.8 지진은 폭약(TNT)으로 치면 약 50만 t에 달하는 위력이었다. 북한의 5차 핵 실험으로 발생한 인공 지진보다 50배나 강한 위력이다. 기상청은 심지어 이보다 더 강력한 규모의 지진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본진 이후 발생한 여진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274회에 달한다. 규모 3.0 이상의 여진도 두 차례나 발생했다. 기상청은 수일 또는 수십일간 여진이 이어질 수 있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여진 규모가 줄고 있고 발생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까지 경주 지진으로 경북·대구·전남 등지에서 총 14명의 경상자가 발생했다. 국민안전처는 건물 균열 146건, 지붕 파손 199건, 수도 배관 파열 31건 등 총 642건의 재산피해가 공식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늑장 대응은 이번에도 도마에 올랐다. 기상청은 지진을 감지한 뒤 26초 만에 지진 통보를 했지만, 이는 국민안전처 등 방재 관련 기관만을 대상으로 했다. 지진 통보를 받은 국민안전처가 지진 안내 문자를 발송한 것은 지진 발생 9분 뒤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피 시간이 10초 늦어질 경우 사망 확률이 두 배로 올라간다. 게다가 재난 시 대피 장소로 사용되는 학교나 병원도 내진 설계가 되지 않아 지진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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