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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국 대선 업데이트} 표를 위해 월 스트리트를 적으로 삼은 트럼프

인용 대목은 영화 ‘월 스트리트’와 ‘빅 쇼트’를 보면 좀더 생생하게 다가오겠다.

[미국 대선 업데이트} 표를 위해 월 스트리트를 적으로 삼은 트럼프
시사 저널 | 김회권 기자 khg@sisapress.com | 입력 2016.07.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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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A는 글래스-스티걸법(Glass-Steagall Act:GSA)을 말한다. 법을 만든 두 의원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이 법은 대공황 시기에 도입됐다. 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 개혁 과제를 정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GSA의 시행이었다. 1929년 벌어진 주가 대폭락, 그리고 이어진 경제 대공황의 이유 중 하나로 은행의 방만한 경영과 규제의 부재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그중 핵심은 투자 은행과 상업 은행의 겸업 금지, 그리고 완전 분리였다. 이 법이 만들어지면서 기존 은행들은 상업 은행과 투자 은행 중 양자택일해야 했다. 이때부터 고위험의 공격적인 투자(우리가 아는 파생 상품같은)는 투자 은행만 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그렇게 과거 대공황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받았던 금융 산업의 고수익 도박이 다시 되살아난 건 20세기 말 무렵이다. 월가(街)의 엄청난 로비가 성공했다. 상업 은행들은 고수익을 원했고 그래서 GSA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매번 좌절했던 월가의 노력은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1999년에서야 결실을 거두었다. 당시 의회의 다수당은 공화당이었다. 미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자는 명분이 먹혔고 결국 GSA는 사라졌다.
그러자 월가는 예금으로 파생 상품 잔치를 벌였다. GSA의 부활 후유증은 정확히 8년 뒤 나타났다. 엄청나게 복잡하게 설계된 파생 상품들은 2007년부터 서서히 미국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키기 시작했다. 전 세계를 공포스럽게 만들었던 금융 위기는 그렇게 월가의 파생 상품 거래에서 시작됐다. 글로벌 위기의 원인이었던 은행들을 향해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들은 뼈저리게 각성하는 대신 오히려 더욱 더 열심히 파생 상품을 굴리고 있다. 전보다 더 몸집을 키우고 더 복잡하며 위험한 파생 상품을 설계해 투자하고 있는 중이다. 손실을 보더라도 정부가 구제해주는 경험을 이미 겪었다. '대마 불사'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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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이날 전당 대회에서 확장된 '2016 공화당 정강'의 내용이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글래스-스티걸법을 부활시켜 은행의 위험한 투자 활동을 규제하겠다는 내용을 확정했다. 여기에 니콜스 회장이 반발해 그런 험악한 인터뷰가 나왔다.

미국의 정당 중 특히 공화당은 기득권층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곳이다. 그럼에도 월가를 반대하는 이유는 일단 규제 없이 내버려둘 경우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건 이미 10년 전 금융 위기로 한 번 경험한 일이기도 했다.

좀 더 현실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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