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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美 군함에 동성애자 인권운동가 ‘하비 밀크’ 이름

美 군함에 동성애자 인권운동가 ‘하비 밀크’ 이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 임화섭 특파원 solatido@yna.co.kr | 입력 2016.07.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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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루이스 급 급유선 중 첫 배에는 평생 인권 운동을 벌여 온 존 루이스(민주당·조지아, 1940∼) 연방 하원 의원의 이름이 붙는다.

나머지 네 대에는 1950∼1960년대에 인권을 보장하는 기념비적 판결을 잇따라 내놓아 미국의 진보 대법원 시대를 이끈 얼 워런(1891∼1974) 전 연방 대법원장, 법무 장관과 상원 의원을 지내며 인권 정책을 진전시킨 로버트 F. 케네디(1925∼1968), 여성 참정권 운동가 루시 스톤(1818∼1893), 흑인 여성 노예 해방 운동가 소저너 트루스(1797∼1883)의 이름이 각각 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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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젊은 시절에는 본인의 성적 성향을 남들에게 비밀로 했으나, 1960년대 미국을 휩쓴 민권 운동을 목격하면서 정치 참여 의식을 갖게 돼 1970년께부터 동성애자 인권 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1972년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후 1977년 선거에서 샌프란시스코 시 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공개적 동성애자인 선출직 공직 후보가 당선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었고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처음이었다.
그는 1978년 취임한 후 조지 모스코니(1929∼1978) 당시 샌프란시스코 시장의 협조를 받아 동성애자 인권 보장 조례를 통과시키는 데 기여했으나, 그해 11월 시장에게 앙심을 품은 전직 시의원에 의해 모스코니 시장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시청 집무실에서 암살됐다. 그는 암살 당시 해군 잠수사 버클을 차고 있었다.

밀크 시의원과 모스코니 시장의 암살 사건은 1970년대 미국 사회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히며, 이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영화, 오페라 등도 제작됐다.

미국 해군이 '하비 밀크'라는 이름을 군함에 붙인 것은 동성애자들의 군에 대한 기여를 인정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원래 동성애자의 군 복무를 금지했으나, 1993년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는 정책을 도입해 '비공개 동성애자'의 군복무를 암묵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2011년부터 본인의 성적 성향을 밝힌 '공개적 동성애자'의 군 복무를 허용했으며, 올해 6월말부터는 공개적 성 전환자(트랜스젠더)도 군복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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