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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참고 자료: 폴라니라면 브렉시트를 어떻게 봤을까

폴라니라면 브렉시트를 어떻게 봤을까
시사IN Live |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 입력 2016.07.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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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아서든 분노해서든 브렉시트에 찬성한 영국 시민들 역시 반세계화를 외친 게 아닌가?
그런데 왜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그렉시트 땐 그리스 시민을 편들고, 브렉시트 땐 유럽 연합의 손을 들어준 걸까? 특히 스티글리츠나 로드릭과 같이 ‘또다른 세계화’를 줄곧 외친 학자들은 왜 입을 다물거나 브렉시트를 걱정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들이 유럽형 지역 공동체를, 지적 재산권 강화나 투자자의 주권 침해를 포함하는 미국식 세계화의 현실적 대안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유럽 연합은 사회 보호라는 면에선 분명 진보적이었지만 단일 시장 만들기, 특히 통화 통합 과정에서 선출되지 않은 관료(집행위원회)의 비밀주의 행정이 두드러졌고, 유럽 위기에 대한 대응은 IMF마저 걱정할 만큼 금융 자본과 강대국의 이해를 적나라하게 대변했다. 현실의 대안이 사라질 위기에 빠진 것이다.

나는 브렉시트 역시 폴라니의 대응 운동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시장 원리로 사회 구석구석을 조직하면 사회는 갈기갈기 찢어지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대응 운동을 일으킨다. 이 운동은 우루과이 라운드에 반대하는 농민 운동, 시애틀의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 ‘점령하라’ 운동, 포데모스나 시리자의 집권뿐 아니라 브렉시트와 같은 국수주의적 움직임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시대를 앞서 가든 시대착오적이든,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심지어 인종 차별적이든 간에 시장 만능의 세계화에 대한 대중의 저항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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