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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한수진의 시사 전망대] 31년만에 파운드 하락.... "브렉시트 후폭풍, 이제 시작"

[한수진의 시사 전망대] 31년만에 파운드 하락... "브렉시트 후폭풍, 이제 시작"
* 대담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 교수
SBS | 입력 2016.07.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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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 교수:
지금 여파가 크죠. 파운드화가 31년 만에 달러 대비 최저치로 내려갔고 런던의 상업용 부동산 전문으로 하는 펀드들이 벌써 6개나 환급 지불 중지를 했거든요. 그리고 이미 영국 국가 신용도 강등되고 영국 주식시장이 브렉시트 이후에 도리어 조금 올랐다고 하지만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달러로 환산하면 오른 것도 아니고 하여튼 단기적 영향이 엄청나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뭐냐 하면 이게 지금 시작이란 말이죠.

▷ 한수진/사회자: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금은 시작이다?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 교수:
그러니까 몇 달 후가 됐건 영국이 진짜 탈퇴한다 통보하고 그 다음에 2년을 협상을 해야 정확히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동안에 계속 불확실성이 있는 거죠.
그리고 영국이라는 나라가 세계경제 규모로는 아주 중요한 나라가 아닐지 모르지만 금융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이쪽 뭐가 잘못돼서 이쪽 금융시장에 교란이 오면 2008년 미국 금융 시장에 교란이 오면서 전 세계로 퍼졌듯이 그런 유사한 사태가 올 수도 있고 지금 굉장히 예측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하루 이틀 나빠졌다가 좋아지고 이런 걸 가지고 별 거 아니다, 큰일 났다, 이렇게 얘기할 수 없고요. 두고 봐야죠.

▷ 한수진/사회자: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교해서 브렉시트 이후가 더 무섭다고 봐야 하나요? 그 당시가 뇌졸중이었다면 지금은 만성질환이다, 이런 비유도 나오고 있고요?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 교수:
글쎄요. 만성질환 정도가 아니라 지금 문제가 뭐냐 하면 이게 사람으로 말하면 분명히 무슨 중병에 걸리긴 했는데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얼마나 아픈지 지금은 모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물론 부실 자산의 규모가 어떤지, 그 부실자산들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몰라서 불확실성이 많았지만 그래도 이게 금융과 부동산의 문제라는 건 알았잖아요.
그런데 EU라는 건 금융, 이민 이런 한 두 분야가 아니라 상품 무역, 노동, 환경, 하다못해 어업까지 영향을 미치는 광범한 교역이기 때문에 지금 이게 사람으로 말하면 이 사람이 심장이 잘못될지 간이 잘못될지 신장이 잘못될지 알 수가 없는 거란 말이죠. 불확실성으로 얘기하면 2008년 금융위기 때하고 상대가 안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말씀이 더 무섭네요. 사실 예측 가능하다면 뭔가 대비도 가능한데 말이죠.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 교수:
그렇죠. 불확실성이라는 게 무서운 게 사실 생각보다 여파가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게 큰지 안 큰지 그거 자체를 모르니까 그게 무서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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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지금 추경 얘기가 나오면 단골로 따라 붙는 메뉴인데 법인세 이야기도 나옵니다. 지금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법인세 논의가 뜨거운데요. 정부에서는 다른 나라에서는 낮추고 있다, 역행할 수 없다. 법인세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인데 어떻게 보세요?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 교수:
글쎄요. 세금이라는 게 저는 항상 세금에 대한 논란을 할 때 올리는 걸 찬성하는 사람이건 내리는 걸 찬성하는 사람이건 세율 높냐, 낮냐에 집중하는데 저는 그건 사실 세금이라는 건 그걸 거둬서 어떻게 쓰냐가 더 중요하지 세율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남미의 파라과이 이런 나라는 법인세 10%거든요. 그런데 아무도 거기 가서 투자를 안 해요. 왜냐하면 세금을 조금 걷어서 제대로 길도 안 닦고 국민들 교육도 잘 안 시키고 정부 서비스도 시원치 않고 하니까 누가 거기에 가겠습니까. 법인세 높은 데도 그런 좋은 서비스 제공하면 다 가는 거고.
그래서 세율 자체는 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걸 걷어서 어떻게 잘 쓰고 기업들을 잘 도와줄 수 있느냐 그런 논의를 해야지 어느 기업이 법인세 1,2% 낮다고 노동자 질도 안 좋고 경제도 다이나믹하지 않은 나라에 투자를 하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낙수 효과에 대해서는 거의 기대할 게 없다, 이런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 교수:
그렇죠. 지난 30년 동안 미국 영국을 필두로 해서 낙수 효과 이론 가지고 열심히 실험을 했잖아요. 미국이 1950년대까지는 최고 소득세율이 92%였던 나라입니다. 그거 다 깎고 그렇게 했는데 그렇게 하면 투자 늘어나고 성장 늘어나고 다같이 좋을 거다 했는데 투자도 안 늘어나고 성장은 오히려 떨어지고 이걸 더 이상 낙수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거의 그냥 신화를 믿는 거지 아무 증거가 없는 이야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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